나는 몹시 까칠한 사람이다.
울 남편 표현에 의하면, 전세계 상위 1%에 들거라는 까칠함, 까탈스러움, 예민함을 소유한 사람이다.
또한, 나는 가죽 소파를 싫어했던 사람이다.
왜? 난 까칠하고 예민하니까..
특히 가족 소파의 그 올드한 디자인들은 정말 극복하기 힘들다. 왜 가죽 소파들은 그렇게 모두 한결같은 디자인들인지...
그래서 가죽소파를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 결혼이후 19년간 패브릭 소파만 사용했다. (딸랑 2개지만..)
그런데... 소파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나의 까탈스러움에 패브릭 소파는 수시로 커버를 바꾸어야 했고, 세탁해야 했고, 그걸 다시 바꿔 끼워야 했다. (전문 업체를 불러 소파 살균 소독도 자주 했으니....)
거기다, 매일 소파에 널부러져서 TV를 보는 우리 남편의 자세가 참 불편해 보인다.
절대 바르게 앉아서 TV를 보지 않는 울 남편을 위해, 편하게 널부러져서 볼 수 있는 소파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그래서 소파를 바꾸기로 결심... 생전 관심 밖이였던 가죽소파로 눈길을 돌렸지만, 맘에 드는 소파가 없다는 슬픈 현실에 급좌절,..
하지만, 인터넷 폭풍 검색을 하던 중에 4개의 가죽 소파 브랜드를 확보하였다. 가죽소파 전문으로 이름이 난 자코*, 밀*, 다우*, 그리고 펜다!!
웬만한 건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편이지만, (직장 다니면서..쇼핑하는 시간 내기가 힘들다.) 소파는 그럴수 없었다.. 직접 봐야하고 직접 앉아봐야 하고...
디자인면 에서도 편의성 면에서도 내구성 면에서도 만족되는 소파를 찾고 싶었다.
그래서 주말마다, 품질 좋다고 소문난, 자코*, 밀*, 다우*, 그리고 펜다를 직접 방문해보기로 한다.
네가지 필수 조건을 만족시킬 소파를 찾아야 한다. (우리는 아이가 없어서 아이는 기준에 없다.)
1) 마구 널부러져서 뒹굴 뒹굴 프로야구 중계방송을 즐기는 울 남편을 위한 소파여야 하고,
(고단한 업무에서 편하게 힐링할 수 있는 소파여야 하는 거지.)
2) 디자인이 절대 올드하지 않아야 하고,
3) 목 디스크와 허리 디스크를 가진 몹쓸 신체의 40대 아줌마인 나에게 목과 허리가 편한 소파여야 하고
4) 패브릭 소파보다 관리가 편하고 가죽의 질이 좋은 소파여야 한다는,
네가지 필수 조건을 만족시킬 소파를 찾아 3주간 주말마다 울 남편과 나는 소파를 찾아 나섰다. (직장 때문에 주말밖에 시간이 안되는...)
첫 번째, 밀* 방문 – 가죽의 질이 아주 좋다. 모든 소파의 가죽이 다 맘에 든다. 하지만, 모든 소파 디자인이 맘에 들지 않는다... 소파의 폭이 좁아서 우리 남편이 절대 널부러져 있을수 없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전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두 번째, 다우* 방문 – 내가 싫어하던 모든 올드한 디자인이 총망라되어 있다. 재빠르게 스캐닝 한 후 재빠르게 매장을 빠져 나왔다.
세 번째, 자코* 방문 – 홈페이지 상의 디자인 측면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곳이고 연예인들이 많이 산다고 소문이 났더라... 매장 방문하니 디자인 측면에서는 역시나 만족스러운 것이 많았고, 그중 미리 내가 찜했던 모델은 역시나 맘에 들었다. 깊은 의자 폭과 심플하면서 깔끔한 디자인... (사실.. 이거 사려고 맘 딱 먹고 갔던 거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딱 내 스타일이였는데....
그런데... 그런데...앉아보니, 불편하다. 목과 허리 디스크를 가진 내가 앉으니 목이 불편하다.
울 남편은 각을 딱 만들어놓은 심플한 디자인 때문에 소파 뒤(등을 기대는 부분)과 팔 부분이 불편하다고 별로 내켜하지 않는다. 이것 저것 살펴보니, 가죽도 별로다. 밀*과 다우*의 가죽의 질을 이미 보고 난 후여서, 여기의 가죽의 질은 매우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런데, 가죽 교체도 안된다고 한다.
네 번째, 펜다 방문 - 다행히 용인에 직매장이 있다. (나는 용인에 살고 있다.) 거기서 '랜디'를 만났다.
내가 내건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소파를 찾았다.
첫번째 조건, 1) 마구 널부러져서 뒹굴 뒹굴 프로야구 중계방송을 즐기는 울 남편을 위한 소파 - 랜디
일단 넓다. 그리고, 랜디는 앉는 부분을 세부분으로 등분해서 가죽을 재봉하고, 오리털을 채워넣어서 그 푹신함과 안락함이 패브릭소파보다 더 좋다.
그리고 두번째 조건, 2) 디자인이 절대 올드하지 않아야 하고, - 랜디
그리고 세번째 조건, 목 디스크와 허리 디스크를 가진 몹쓸 신체의 40대 아줌마인 나에게 목과 허리가 편한 소파여야 하고 - 랜디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관리가 편하고 가죽이 좋은 소파. - 랜디
전시되어 있는 랜디는 폴로가죽의 블랙 색상이였는데..가죽의 재질이 매우 부드러워서... 오랜 사용하면 늘어짐이 생기겠다는 염려가 들었다.
그런데... 가죽을 변경할 수 있다고 한다. 리치 가죽으로 좀더 매트하고 좀 더 거친 듯한 가죽으로... 그리고 관리가 더 편할 것 같은 그레이 색상으로 결정해서 내구성과 관리의 편의성을 동시에 챙겼다.
소파 구입의 네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소파를 찾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구매를 결정하게 된 요소는 정찰 가격이다.
온오프라인의 가격이 동일하고, 흥정이 필요없는 정찰 가격이 맘에 들었다.
또, 울 남편은 정찰제도 맘에 들어했지만, 딱 2가지 종류의 가죽 – 폴로와 리치- 만으로 모든 소파를 제작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맘에 든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가죽을 사용하면서 가죽에 따라 가격을 올리고 내리는 것이나, 가죽에 대해서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충분히 신뢰하기 힘든 타 업체보다 훨씬 신뢰가 간다고 한다.
주문 생산으로 3주 후 그레이 리치 가죽의 랜디 소파는 우리 집에 도착하였다.
매장에 전시되어 있던 형태가 아니라 카우치 형으로 변형한 모델이다.
나는 매우 까칠하여 다소 비정형적인 느낌의 전시되어 있던 랜디보다는 양쪽 팔걸이가 동일한 모양으로 나오며, 카우치가 너무 길지 않은 디자인이 훨씬 맘에 들었기 때문이 카우치형으로 주문하였다.
4주간 사용한 바로는,
아주 편하다..정말 뒹굴 뒹굴 할 수 있다. 아무렇게나 널부러져도 된다.
오리털로 채워져 가죽소파의 딱딱함이 아니라 푹신푹신함을 준다.
울 남편이 특히 더 만족한다. 매우 맘에 든다고... 정말 편하다고.... 틈만 나면 이야기한다. (가구나 집안 제품 구입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 우리 남편이 소파만은 이걸 사자고 말했으니... 울 남편을 위한 소파 선택으로 매우 훌륭하다.)
특히 랜디는 앉는 부분을 세부분으로 등분해서 가죽을 재봉하고, 오리털을 채워넣어서 그 푹신함과 안락함이 더해진다. 완전 넓고, 편해서 낮잠이 솔솔 온다.
처음부터 고려했던 4가지의 조건은 사용 4주가 지나는 지금 시점에서도 모두 만족스럽다. 매우.
가죽도 매우 좋고, 그레이 색상도 진해서 맘에 들고, 편하고, 안락하고, 목과 허리도 편하다.
그리나 꼭 한가지 나쁜 점을 짚자면... 가죽 냄새!!
주문생산이다보니 생산하는대로 바로 배송되어서, 가죽냄새가 그대로 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했지만, 1주일 이상 창문을 열어 놓아야 했고, 지금도 가죽 냄새가 약간씩 나고 있다는 점이다.배송기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가죽 냄새를 좀 뺄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면 좋겠다.
처음에 밝혔듯이 까칠하고 예민한 나로서, 처음 소파를 받았을 때 그 가죽소파의 냄새는 2주간 나를 괴롭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첫 가죽 소파는 랜디로 인해서 너무나 성공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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