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구입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어요.
(나는 왜 물건을 대충대충 사는게 안될까!)
집은 모름지기 사람이 살아야지 물건에 파묻혀 사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생각에
될 수 있는 한 필요한 물건만 놓고 살아보려 애썼는데
이번에 이사한 집은 한달을 살아본 결과 소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깊게 들더라구요.
그러면 제가 또 검색에 들어갑니다요.
한번 물건을 살 때는 사기전에 심사숙고를 엄~청 하는 성향이라
결재를 하는 순간까지 생각하고 또 따져봐요.
해서 이번 소파구매에 대구지점장님은 애 좀 잡수셨을듯해요.
‘살 듯 살 듯 안사고 따져묻는 저 손님은 뭐지?’라면서.ㅎㅎ
이리저리 가구점을 돌아다니고 인터넷을 검색한 후
다양한 후기들을 살펴보면서 나의 소파 구매 조건이 정해졌죠.
첫째, 여름에 반바지입고 앉아있다가 허벅지가 벌겋게 되는 소파가 있다길래
가죽이 친환경인증의 천연가죽이어야겠구나 생각했고
둘째, 소파구매후 접착제 냄새에 몇 달씩 머리가 아프다는 후기가 많아서
접착제도 친환경인걸 찾아보고
셋째, 진드기 나온 소파 때문에 기겁하는 애기엄마도 있길래
사용하는 나무나 내장재도 벌레가 번식하지 않는 재료였으면 하는 바램이었어요.
넷째, 예전 사용하던 소파를 버린 원인이 밴드라서
짱짱한 밴드가 들어가는 소파였으면 했죠.
이런 조건을 들은 울 신랑 기겁을 합니다.
‘그런 소파를 어떻게 찾냐? 그런 조건이면 엄청 비쌀텐데? 이번 소파 구매는 한 일년 걸리겠네...’
퇴근하고 저녁마다 친환경이라는 아이콘으로 시작해서 찾고 후기보고 찾고 후기보고.
일단 브랜드를 고르고 매장을 찾아놓고 남편 쉬는 주말만 기다렸어요.
직접 앉아봐야 하니까, 저희 신랑 맘에 들어야하니까요.
제가 찾아고른 브랜드는 엄청 우아하고 예뻐보였어요.
대구지점에 가자마자 앉아서 지점장님 설명을 듣고 신랑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매장에 있는 소파마다 몽땅 앉아있어 봤죠.
참 신기하게도 앉아마자 이건 아니다싶은 소파도 있고 나를 잡고 놓아주지 않는 소파도 있었어요.
여기서 만나 친구가 벤이었어요.
홈페이지 사진이나 후기 사진에는 참 못생기게 나오는 이 친구!
사진빨을 안받는 이 친구는 일단 가죽이 부드럽더라구요.
알고보니 두꺼운 가죽에 속하는데 어찌나 부드러운지.
등받이 각도도 완벽한 이 친구의 속을 알고보니
유럽원피가죽에 친환경 수성염색을 하고
충전재는 오리털에 친환경파워솜을 120% 섞어 넣고,
70mm이태리 밴드로 짱짱하게,
크롬도금S자 스프링, 국내산 내수1등급 친환경 목재, 40kg 폴리우레탄폼,
네덜란드 친환경접착제, 봉제간격은 1이치에 5땀으로,
품질보증 2년에 A/S기간이 10년이라네요.
(지점장님 설명을 조곤조곤 해주십니다. 부담가지 않게. 호홍)
하나더 우리 거실 길이랑 내가 원하는 색상, 다리갯수도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어요.
지점장님께서 소파관리는 가죽복원전문팀에서 해주는데 찢어진거는 감쪽같이 복원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아이들이 다 커서 찢어질일은 없겠지만 뭔가 든든한 느낌이었어요.
벤은 앉았을 때 뒷허벅지 닿는 부분에 봉재선이 없어서 여름에 덜 불편할 것 같았어요.
등받이를 밀거나 당겨서 좁게 또는 넓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져있는 친구였구요.
그럼 여기서 고민을 해봐야겠죠?
예쁜 소파를 살건지 넓고 포근한 벤을 살건지.
그래서 지점장님께서 자리를 피해주신 틈을 타서 누워봤답니다.
실례인지 알지만 우리집에 데리고 갈 친구를 고르기위해 교감이 필요했던지라.
우리는 결국 오랜 친구같은 느낌이 드는 벤을 골랐어요.
지점장님께서 가죽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시면서 10년은 같이 지낼 수 있을거라하셨는데
모르긴해도 그 이상 같이 할 것 같아요.
예전에 등산복을 구매한 적이 있었는데 소재며 디자인은 정말 좋은데 인지도가 낮은 저가 브랜드였어요.
요즈음 이 브랜드는 고가브랜드가 되고 거기다 디자인도 더 이상 발전이 없어서 구매를 하고 있지 않아요.
저가브랜드일 땐 무상이었던 A/S도 지금은 유상이더라구.
펜더소파도 지금은 소재 및 시스템 대비 착한 가격을 유지하는 것 같아요.
전매장, 온라인 할인이 없는 것도 제품에 믿음을 주구요.
제가 구매했던 아웃도어처럼 변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정 많고 친절하던 대구지점장님!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드려요,^^
드디어 저희집에 벤이 왔어요.
역시 벤은 사진빨이 안받아요! 실물은 더 이쁜데.
그러면 어때요.
이 부드러움과 편안함을 어쩔거여요. ㅎㅎ
사람이나 소파나 겪어봐야혀. 맞죠?
보기에만 이쁜 누구네 소파는 불편해서 다들 바닥에만 안두만.
소파는 등받이로만 쓴다네요. 어떤 상태인지 아시죠?ㅋㅋ
벤은 넓어서 둘이 누워도 편하네요. 호홍
이번 일요일에는 누워서 낮잠을 자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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